지난 15일 국내 정식 출시된 '위고비(wegovy)'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가 당뇨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한 약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알려지면서 비만 치료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위고비의 주성분은 세마글루타이드로, 혈당 및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각종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품귀 현상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의 다양한 효과와 부작용, 주의할 사항들을 짚어봤다.
위고비, 어떤 효과 있길래위고비 열풍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 유명인으로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이 있다. 일론 머스크는 13.6kg의 체중을 감량한 뒤 비법으로 위고비와 간헐적 단식을 꼽았으며, 킴 카다시안 역시 위고비를 처방받고 한 달 만에 7.5kg 감량에 성공했다. 실제로 위고비 투여 시 체중 감량과 함께 복부 내장지방 면적이 줄어든다는 임상 결과가 있다. 2022년 3월 국제 학술지 '란셋(lancet)'에 게재된 분당서울대병원의 임수 교수의 'step 7' 연구 결과에 따르면 68주 동안 위고비를 주사한 사람들의 체중은 13% 감소했으며, 복부 내장지방 면적이 투여 시작점 대비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지난 8월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게재된 하버드대 의대(harvard medical school)와 노보노디스크 소속 의학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 자료에 따르면 1만 7,604명의 비만 또는 과체중인 4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와 위약을 투여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심혈관질환과 비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19% 낮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들은 "세마글루타이드는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것보다 광범위한 이점이 있다"라며 "심장마비를 피할 뿐만 아니라 이것은 건강을 증진시킨다"라고 설명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고 일부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위고비 처방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 비만에 따르는 여러 동반 질환 발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장관 문제 부작용·요요현상 등 지적도'만병통치약'으로 부를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지만 부작용 이슈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울렁거림, 구토, 변비, 설사 등 위장관 관련 문제다. 작년 10월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실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연구 자료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티드'와 '리라글루티드'는 다른 비만 치료와 비교했을 때 장폐색 위험은 4.22배, 위 무력증 위험은 3.67배,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췌장염 위험은 9.09배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투약을 끊었을 때 과거 체중으로 다시 돌아가는 요요현상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해외 연구 사례에 따르면 위고비 투약을 중단한 일부 환자들의 경우 1년 만에 감량 체중의 3분의 2가 증가했다는 사례가 있다. 위고비의 체중 감량률은 평균 15%로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2배 이상 높은 효과를 보이지만, 근육 손실이 동반된다는 한계도 있다. 체중 감량 시 근육 손실이 커지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요요가 오면서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비만·과체중 환자가 처방 대상...사용 주의해야 할 사람은위고비는 의사 처방 후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30kg/㎡인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만 18세 이상이므로 청소년 처방은 불가하다.임상에 따르면 위고비 사용에 주의해야 할 사람은 갑상선암 과거력 혹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 무력증 등 위장관 운동장애가 있는 경우, 임신 및 수유 여성, 췌장염 과거력이 있는 경우, 우울 및 자살 충동 가능성이 있는 경우 등 광범위하다.
비만 치료는 운동과 식이요법이 기본...오남용 주의전문가들은 최근 출시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의학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약물 중단 시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으므로 약이 꼭 필요하다면 도움을 받되 식이요법과 운동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장 살을 빼야 하는 고도비만 환자나 수술을 앞두고 체중 감량이 필요한 사람의 경우에는 부작용을 감내하더라도 위고비 투약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정상체중임에도 단순히 미용을 목적으로 오남용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주사제는 비만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용자가 해당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개인 간 판매, 유통하거나 구매하지 않도록 당부했다.